스토리

제목 그래서, 생활공작소는 어떤 곳이라고요? 조회수 380
작성자 생공지기 작성일 2020-06-19 16:40:18
해시태그 생활공작소 #스타트업 #생공인의_일상
스타트업에 대한 다소 지루한 정의, 혹은 요즘 추세를 보기 위해 이 글을 클릭했다면 조심히 뒤로 가기를 누르자. 왜냐하면 태어난 지 5년쯤 된 스타트업, ‘생활공작소’를 대놓고 소개할 예정이니까! 사실, 생활공작소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잘 없다. 이제야 말하지만 면접을 올 때까지만 해도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 그냥 예쁘고 좋은 제품을 파는 유령회사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우리'회사가 된 지금의 생활공작소란 젊고 활기찬 하얀(?) 회사지만.


우리는 두 달 전 구로에서 영등포로 이사를 왔다. 두 층에 나눠 살다가(?) 지금은 한 층에 모여 옹기종기 생활한다. 사무실 공간은 크게 두 군데로 나뉘는데 사무 공간과 거실 공간! 얼마 전 점심시간에는 거실에 설치된 프로젝터로 차은우의 얼굴과 BTS를 감상했다. 여담이지만 감상하다 보니 1시간 30분의 넉넉한 점심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더라.


프로젝터로 뭘 보나 싶겠지만  BTS의 뮤직비디오

점심시간 1시간 30분은 콕 집고 넘어가야겠다. 이 시간, 참 유용하다. 점심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짧지만 30분 더 긴 시간은 분명 유용하다.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는 물론, 바로 위층에 있는 헬스장에 러닝을 뛰러 갈 수도 있다. 또, 자도 자도 잠이 부족한 생공인의 경우 “혼자둬 방”이나 거실의 소파에서 잠을 자며 컨디션을 회복하기도 하기도 한다.

혼자 있고 싶을 때 혼자둬 방. 회사라고 업무 관련된 전화만 받는 건 아니니까.

방 이름이 왜 이러냐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다목적 세정제 라던가, 뿌린 대로 거두세요 곰팡이 제거제, 여보, 먹었으면 치워야지 주방세제 같은 생활공작소 제품처럼 회사 곳곳에도 이런 키치 문구들이 있다. 화려한 것보다는 군더더기 없음을, 더하기보단 빼기를 지향하는 생활공작소에서 이런 소소한 재미도 ‘기본’에 포함된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외칠 때 ‘배달’만 논하기엔 농담도 꽤나 좋아하는 민족이 아닌가. 왜, 사극에서도 “농으로 한 말이니 화내지 말게”라는 말조차도 농으로 하지 않나.

이 외에도 다양한 방이 있다. 마음껏 말해요 회의실, 다 있어요. 잘 찾아봐요 창고. 아이디어 좀 주세요 브랜드마케팅사업부장, 돈 빼고 다 만들어 드립니다 상품개발사업부장, 해치지 않아요 경영전략사업부장. 뭐랄까. 공간과 역할, 분위기가 딱 들어맞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일단_찍고_보자_흔한_생공인들의_인증샷.jpg

생활공작소는 한 달에 한 번, 7~8명이 한 팀이 되어 문화데이를 가진다. 전시를 보고, 공연을 관람하며, 스포츠도 즐기고, 맛집도 간다. 회사는 일하는 곳이지만, 일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재미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으니까. 재미가 있어야 좋은 에너지,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니까! 몰라. 진짜 재미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화데이는 이렇게 있다.


글 쓰는 일이 주 업무인 나는 책을 읽든 안 읽든, 손 닿는 곳에 책이 없으면 불안하다. 바로 옆 책꽂이에 아직 채 다 읽지 못한 시집, 매거진 F, 격월간 문학잡지가 착착 꽂혀 있는 건 다 그 때문이다. 콘텐츠 정기 구독의 시대답게 잡지 정기 구독도 필수이니, 이번에 나온 매거진 B 도 있다. 책이 손에 도착하자마자 호다닥 읽고 공유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한 후 이사님께 넘겼는데 읽었는지는 오리무중.

여기서 중요한 건, 내 옆에 꽂혀 있는 모든 책은 회사에서 지원해준다는 것. 곧 생길 자사몰 채용 페이지에 들어갈 내용을 살짝 공개하자면, 생활공작소는 개인의 욕구와 취미도 성장의 관점으로 본다. 개인의 욕구와 취미는 실로 다양하지만 생공인들의 건강을 위한 헬스비, 지적 욕구 충족을 위한 도서비, 자기 개발을 위한 교육비 정도는 쿨하게 지원한다. 아, 넘쳐나는 식욕을 위한 풍족한 간식 창고는 기본.

날 좋은 날 회사에서 바라본 전경


사무실이 높이 위치해 있는 데다 사무실의 한쪽 벽이 모두 창이라 밖을 내다보면 꽤 운치 있다. 햇빛이 강한 날, 컴퓨터 모니터가 좀 덜 선명한 걸 빼고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갑갑한 사무실에 비할 바가 안된다. 특히 비 오는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실 그럴 여유는 잘 없지만!) 업무에 치인 일상이 좀 위로가 된달까.

요즘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생활공작소에 대한 소개를 슬그머니 했는데,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아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생활공작소'에 대한 이야기는 참 없으니까. 유령회사가 아닐까 걱정하며 면접을 보러 왔던 때가 생생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생활공작소 이야기는 각 부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면 조심스럽게 좋아요를 눌러보자.